2021 중2 수업자료(비상)

(2학기)시의 말하는 이 - 시 <민지의 꽃> + 점프 과제 : 사물의 관점에서 보기

떡님의 국어수업방 2022. 2. 2.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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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단원 소통하고 공감하는 삶에는 세 가지 소단원이 있습니다.

(1) 보는 이나 말하는 이의 관점 : 소설 <일가>

(2) 공감하며 듣기

(3) 책 속 인물과 대화하기

 

이 중 (2) '공감하며 듣기'는 1학기에 실시한 '비폭력 대화'로 대체하고, (3) '책 속 인물과 대화하기'는 한국 근현대사 소설 읽기 활동으로 한 학기에 최소 5번 이상 진행했기 때문에 과감히 재구성하여 생략했습니다.

 

대신 소설 뒤에 적용 활동이라고 시 <민지의 꽃>이 실려 있는데 이 작품을 간단히 배우고, 점프 과제로 <사물의 관점으로 바라보는 세상> 활동을 했습니다.

 

2 공감하며 읽기-시(모범답안).hw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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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공감하며 읽기-시.hw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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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와 같은 방식인데 재미있는 학생 글을 몇 개 소개한다.

 

2번 : 아래 글은 어떤 사물의 관점일까요?

예전에는 날 자주 찾았는데, 무슨 일인지 갑자기 나를 찾지 않는다. 주인들이 장거리 여행보다 단거리 배낭 여행에 재미들인 걸까? 이놈의 물건, 좁은 집에 둘 곳도 없다고 구시렁대면서 옷장 위에 올려놓고는 그 이후로는 한 번도 꺼내주질 않는다. 공항을 누비던 내가 바퀴 한번 못 굴리고 이렇게 엎어져 있는 게 억울하다. 정말 인간들이 이제 여행을 하지 않는 걸까. 나는 여행하려 만들어졌는데 주인이 여행을 안 하니, 왜 사는지 모르겠다. 나는 사이즈 별로 다양해서 옆에 8년 된 할아버지도 있고 아직 들어온 지 얼마 안 된 핑크색 애송이도 있다. 할아버지는 여행을 많이 다녔대서 바퀴가 아프단다. 나는 아직 많이 안 가서 쌩쌩한데 이렇게 방치해두니 나도 바퀴가 쑤시는 느낌이다. 주인들이 하는 얘기를 들어보니까 상황이 나빠지면 내 고향, 메이드 인 어쩌고 하던 한국에 간단다. 근데 어째 아직도 꺼내주질 않는 거 보면 상황이 나아진 모양이다. 이러면 안 되는데,,언제쯤 여행을 하는지 이젠 기다리기 지친다. 주인들이 빨리 여행과의 권태기를 극복했으면 좋겠다.

 

2번 : 아래 글은 어떤 사물의 관점일까요?
(1) 인간들은 참 이상하다. 나는 인간들이 내 안에 물건을 담을 수 있도록 인간들에 의해만들어졌다. 나는 인간들이 장바구니나 에코백을 들고 오지 않더라도 인간들이 물건을 들고 올 수 있게 만들어졌다. 나는 많은 인간 사이에서 사용된다. 인간들은 나를 일회용으로 쓰는 경우가 많았다. 인간들은 나를 한번 쓰고 버렸다. 어느 날 나는 재판에 넘겨졌다. 내가 지구의 환경을 더럽힌다나 뭐라나. 나는 매우 억울했다. 그들은 내가 바다에 들어가 바다 생물들이 나를 해파리로 착각하게 하고나를 먹고 죽어간다고 한다. 또한 땅에 들어가 땅을 오염시키며 나는 잘 썩지 않아 인간들이 골치를 썩인다고 한다. 하지만 내가 잘못한 게 아니다. 나를 만들고 또 그렇게 사용한 인간들의 잘못이지…… 판사는 나를 사용할 때 돈을 내야 한다고 판결을 내렸다. 인간들은 전보다 나를 자주 사용하지 않는다. 가끔 인간들이 항상 나를 애용하던 예전이 그립다.(김00)
 
(2) 매일 나는 고문 당한다. 녹을 만큼 뜨거운 것이 내 속에 채워질 때도 있고 얼어버릴 만큼 차가운 것이 찰 때도 있다. 매일매일이 지옥이다. 사람들은 내 속에 과일도 넣고 먹다 남은 설탕가루를 밑바닥에 남기기도 한다. 너무나도 찝찝하다. 더욱 심한 것은 액체가 아니라 고체를 넣을 때이다. 얼음이 오면 내속은 차갑게 식어버린다. 부주의한 나의 주인은 나를 매일 나를 밀친다. 그때마다 나는 깨지거나 금이 간다. 어느 날은 가방에 일주일 동안 갇혀 있었던 적이 있었다. 빛을 볼 수 없어서 불편했다. 속에 따뜻한 액체가 든 채여서 더욱 힘들었다. 드디어 나를 들어준 손이 있었는데 주인의 엄마였다. 그녀는 일주일 동안 뭐 했냐고 하며 나를 집어던졌다. 나는 처참하게 나뒹굴었다. 뭔가 주인이 큰 잘못을 했나 보다. 하지만 나에게 매일 나쁜 일만 있는 것은 아니다. 보통은 나를 3시에 가방에서 꺼내어 나를 미지근한 물에 거품까지 내어 씻겨준다. 그때면 너무나도 개운하다. 나는 내일을 위해 마음의 준비를 한다. 사람들에게 차가우면 차가운 그대로 뜨거우면 뜨거운 대로 처음과 같이 갖다 주기 위해서이다. 내일도 개운하게 씻겨 주겠지?(송00)
 
 
2번 : 아래 글은 어떤 사물의 관점일까요?
(1) 당신이 나와 처음 만났을 때에는 한창 열정에 불타올라 매일 나를 만나러 와주었었다. 해가 저물고, 하루의 끝이 올 때 즈음 당신은 그날 있었던 일들을 나에게 전해주고 미래의 계획들을 세우거나 잘못했던 일들을 고하고 반성하면서 하루하루를 보냈었다. 나는 나를 채워주는 당신이 좋았고 나를 계속 찾아줄 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었다. 그러나 어느 순간부터 당신은 나를 찾는 횟수가 줄어들었고 이에 변명하는 일이 많아졌다. 해야 할 일이 많아서, 너무 피곤해서,라며 나를 방치하는 당신이었지만 그래도 좋았다. 당신의 추억이, 감정이, 이 안에 담겨있으니까 이 소중한 것들을 내가 지켜내야 한다. 당신이 오지 않아도 나는 이곳에서 당신을 기다릴 테니 부디 언젠가는 찾아주기를 바라며 오늘도 기약 없는 기다림의 연속이다.(기00)
 
(2) 나는 오늘도 남을 비춰주는 역할만 한다. 나는 한 번도 나의 모습을 본 적이 없다. 나는 오직 남을 비춰주기 위해 만들어졌고 남을 비춰주기만 한다. 내가 비추는 사람들은 나에 대해 한 번이라도 생각해본 적이 있을까? 하긴 나도 나를 모르는데 저들이 나를 알아주기를 바라다니 나도 참 염치없는 것 같다. 이제는 내가 존재하는지도 모르겠다. 나는 그저 저들을 비춰주고 띄워주기만 하면 된다. 하지만 그런 나를 매일같이 봐주는 사람이 있다. 그는 나에게 말을 걸어주는 유일한 존재이다. 물론 그의 말에 대한 내 대답을 들어주는 것 같지는 않지만, 그는 매일 나를 보며 나와 함께 의지를 다진다. 나와 그가 처음 만났을 때, 그는 나에게 처음으로 인사를 해주었다. 수십 번을 각기 다른 인사말로 나에게 인사를 해주었다. 그래서 나도 인사를 해주었는데 내가 못 들은 줄 아는지 계속 다른 인사말로 인사를 해주었다. 그런 이상한 첫인사를 한 후 다시 만났을 때는 갑자기 나에게 잘했다고 수고했다고 말해주었다. 내가 뭘 잘했는지는 모르겠지만 기분은 좋았다. 그 이후 그는 아침마다 나를 보며 나와 함께 의지를 다져왔다. 그의 말을 들어보면 왠지 그에게 동질감이 느껴진다. 누군가를 비춰주기밖에 못하는 나와 내가 매일 비춰주는 그가 비슷한 것 같다는 동질감을 느낀다. (이00)
 
 
2번 : 아래 글은 어떤 사물의 관점일까요?
이번에 들어온 까만 친구는 2주도 채 안 돼서 나갔다. 그렇게 그 친구가 나가면 또 다른 친구가 들어온다. 그 친구를 잊기는 힘들지만 새로 들어온 친구와 며칠 말하다 보면 그리움도 없어진다. 따라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날은 이웃집 샤프 통에게서 샤프심 친구를 여러 개 소개 받는 날이다. 그럴 때는 아쉽지만 다같이 먼저 나가는 친구를 배웅해준다. 그리고 다른 날보다 내 안에 오래 머물던 친구와 누구보다 친해질 기회를 갖게 된다. 우리는 밤새 떠들다, 다시 아침이 오면 열심히 일한다. 그렇게 친구와 힘든 시간을 겪으며 우리 사이는 더욱 돈독해진다. 딱히 나쁘지는 않은 내 인생에 흠이 있다면 ‘이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우리는 개인 공간이 없다. 가끔 성격이 맞지 않는 친구와 싸우게 된다면 뻘쭘하게 한 공간에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럴 때마다 나는 옆 동네 30색 색연필? 그 친구들이 너무 부럽다. 거기는 가출하는 일도 빈번하던데.. 이렇게 살다가는 부처가 되는 날도 오는 게 아닐까. 나도 화날 때는 확! 폭발해 버리고 싶다.(배00)
 
2번 : 아래 글은 어떤 사물의 관점일까요?
(1) 그 아이는 나를 오늘도 집어든다. 사실 매일 집어드는 건 아니지만 종종 집어 들곤 나를 쫙 펼친다. 그리고는 딸깍딸깍 거리는 소리와 함께 내 몸에 무언가를 적어나가곤 한다. 기분이 좋아 흥얼 거리며 쓸 때도 있지만 어느 날은 그 애의 얼굴에 달린 두개의 무언가에서 차가운 물방울들을 떨어트리며 적을 때도 있다. 그래도 그 아이는 항상 다 적고 나서는 뿌듯하고 행복한 표정으로 나를 훑어보더니 다시금 나의 자리에 날 넣어두고 한다. 그곳에선 나의 전에 적혔던 선배님을 볼 수 있는데, 그는 내가 이 곳에 온 첫 날에 그 애가 스스로의 인생과 감정을 적어가는 것이라고 말해주셨다. 솔직히 말해서 몸에 무언가를 적는 기분은 썩 좋지 않다. 기분도 이상하고 따끔거리며, 아프기도 하다. 그래도 끝난 후 그 애의 뿌듯하고 행복한 표정을 보면 나도 덩달아 행복해지고, 그 아이의 인생을 내 몸에 적어간다는 게 꽤나 멋졌기에, 난 오늘도 그 아이가 날 집어들기를 기다리고 오늘은 그 애가 무슨 삶을 살았을지 궁금해 한다. (이00)
 
(2) 나의 단맛은 나의 생명이다. 나의 단맛이 빠지면 나는 죽어버리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의 생명은 매우 짧다. 맛있는 점심을 먹은 인간들은 나를 수시로 꺼내서 씹는다. 매번 나를 씹을 때마다 아파 죽을 거 같다. 계속 그만하라 말해봐도 내 말을 씹을 뿐이다. 나는 과일을 머금고 있는데 항상 포도를 먹은 부분만 먹는 인간들도 있다. 나는 항상 씹혀지다 내 생명을 다하면 뱉어지곤 하지만, 간혹 가다 더 깊은 곳으로 들어갈 때도 있다. 평소에는 매우 작은 동굴 안에 들어가는데 가끔 큰 동굴 안에 들어갈 때도 있다. 그곳은 동굴을 닮았고 가면 갈수록 점점 내가 녹는 기분도 든다. 그렇게 녹여진 나는 무슨 이상한 냄새가 나는 갈색 물체와 함께 물에서 내려가기도 한다. 그 갈색 물체는 정말이지 나를 씹는 인간보다도 더욱 냄새가 고약하다. 나는 언제 쯤이야 씹히지 않고 자유롭게 다닐 수 있을지 궁금하다. (임00)
 
(3) 오늘도 나는 다른 필기구들 사이에서 꼿꼿이 서있다. 나도 처음엔 키가 컸지만 주인이 내 살갗을 도려내서 지금은 새끼 손가락만하다. 어릴 땐 주인이 잘만 써주더니, 해가 바뀔수록 나의 쓰임도 줄어들고 있다. 지금도 주인 손에 들려있는 저 샤프가 나의 라이벌이다. 어느 날 갑자기 우리 집에 와서는 주인의 사랑을 독차지하고 있다. 나야말로 주인이 어릴 때부터 함께 해왔는데, 나보다 몸값도 더 비싸고 샤프심이라는 것도 추가로 사야하는 저런 걸 사용하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내가 사용될 때는 시험을 치는 순간 뿐이다. 각이 져있는 내 몸에 숫자를 적더니 나를 굴려서 나온 숫자로 정답을 표기하는 모양이다. 이런 무식한 방법에 내가 사용되다니, 마음에 들진 않지만 이럴 때가 아니면 쓰이지도 않는 내 신세가 처량하다. (장00)
 
(4) 나는 매일매일 빠짐없이 내 주인과 함께 바깥 세상을 간다. 사실 나는 한번 쓰이고 버려진다. 하지만 그 한번에서 나에게 얼마나 큰 일들이 일어나는 지 모를 것이다. 가끔 이쁜 체인이 나에게 걸려 있을 때도 있고, 주인의 뜨거운 숨과 위험한 세균과 먼지와 맞서 싸워야 할 때도 있다. 만약 주인이 화장을 하고 나를 썼다면 나에게도 빨간색 립스틱과 살구색 파운데이션이 묻는다. 정말 찝찝하지만 주인의 기관지로 들어가는 먼지와 세균을 막을 수 있다면 꽤나 가치 있는 삶이다. 주인이 밥을 먹을 때면 나를 벗는다. 그 사이 나쁜 세균이 들어갈까봐 걱정이 되지만 밥을 다 먹을 때까지 기다린다. 밥을 다 먹고 나를 쓰면 주인의 아주 지독한 입냄새가 나에게 다가온다. 어쩔 수 없다. 주인이 양치 하기까지 기다려야 한다. 이렇게 많은 일들을 겪고 밤이 되어 집으로 돌아가면 나는 쓰레기통으로 버려진다. 오늘도 알찬 하루를 보냈지만 씁쓸한 마음으로 쓰레기통으로 들어간다. (정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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